“그러니까... 어어? 당신 이름이...” 누구더라. 여주는 눈을 깜빡인다.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 싶었던 탓이다. 무성하게 자라나선 빠글거리는 까만 곱슬머리, 다소 짙은 피부, 두툼한 입술... 게다가 편해 보이는 옷... 도저히 모르겠다. 기억이 날 듯 말듯하다. 이렇게 같이 있으면 아는 사이인데. “어라, 그새 이름을 까먹다니...
해군사관학교는 여러 연례 행사가 있었다. 입학식, 방학식 등도 있겠지만 조금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니또였다. 웬 마니또야 싶겠지만 이것은 개교했던 연도부터 시작되었던 행사였다. 사실 마니또래봤자 거창한 것이 오고 가진 않는다. 학생이 돈이 있다면 어디 있겠으며 '값비싼 선물'은 하지 말 것이 또 규칙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
그날 이후 여주는 끝없는 고민에 시달렸다. 케이 님을 믿어야 하는가, 쿠잔을 믿어야 하는가. 만약 탑을 떠난다면 케이 님은 영영 볼 수 없는 걸까. 쿠잔이 저를 속인다면 어떻게 되는가. 매일매일 수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여주는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나는 투구를 벗고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여주는 내 얼굴을 궁금해했으니까.....
“어라 언니, 나를 믿기로 했구나?” “좀 더 당신의 말을 들어보려구요.” “당신이 아니라 쿠잔이라니까.” “... 아무튼.” 다음날 여주는 쇠창살에 걸린 갈고리를 빼내지 않았다. “그니까 세상의 사람들은 모여선 축제도 즐기고 같은 사람끼리 결혼도 하고 그런다구요?” “응. 나도 견습 시절엔 맨날 놀러나갔으니... 아, 노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맨날 놀지는...
“심심해.” 탑 속의 삶이란 틀에 박힌 듯 지루하고 무료하기 짝이 없다. 벽에 뚫린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은 똑같다. 하늘에는 새빨간 해가, 땅에는 수많은 가시덩굴만이 있다. 더 자세히 보기엔 쇠창살 때문에 그럴 수 없다. 물론 무서워서 그런 부분도 있다. 드래곤이 불을 뿜는 것을 보기라도 하면! “죽을지도 몰라...” 그러면 케이 님을 볼 수 없다. 그건 ...
“자, 여기.” “감사합니다. 교관님.” “자, 잔 빈 녀석들 빨리 잔 갔다대!” 빈 잔에 술이 가득 찬다. “저기까지 다 따라줘!” 몸이 닿지 않는 교관의 말에 근처의 학생 몇몇이 술을 따른다. 곧 모든 학생들의 잔은 물에 잠긴 배처럼 찰랑거렸다. 더러는 잔이 넘쳐 술을 흘리기까지 했다. “어어 너네 아까운 줄도 모르고!” 교관이 장난스레 끼어든다. “마...
*의식의 흐름대로 쓰므로 썰과 소설이 섞여서 나옵니다. 대중없이 쓴 텍스트입니다. 16. 그날의 불편한 점심은 곧 사카즈키와 보르살리노가 먼저 일어나며 끝이 났다. 옆에 앉았던 보르살리노나 대각선에 앉아선 얼굴을 굳히던 사카즈키가 떠나니 여주는 바로 쿠잔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이따가 말해주려고 했는데 지금 말하게 됐네.” “무슨 소식이요?” “언니가......
*의식의 흐름대로 쓰므로 썰과 소설이 섞여서 나옵니다. 대중없이 쓴 텍스트입니다. 14. 이후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 딱히 저를 부르지 않았기 때문. 오히려 저를 둘러싸고 집요하게 묻던 그날이 꿈같이 느껴질 정도였음. 남는 것은 시간인데 요원용 사내 시설 등을 쓸 수도 없고 사용해도 되냐고 물을 수도 없고 (더군다나 애매한 제 처지) 그냥 FBI건...
*트위터썰 백업입니다. 가공하고 추가됐어요. *제 캐해가 반영된 궁예와 드림이 섞여있습니다. 소제목에 적혀있으니 취향 대로 찾아가세요! 1-1. 오버워치 궁예 (밀해) 오버워치 업뎃보니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밀해의 경우 상디는 특히 솔져가 잘 어울림. 상디는 뭔가 기동성이 좋은 이미지이기도 하고(날렵해서 그런가) 트래킹 잘 할 것 같아서 솔져가 적격...
공식적인 첫 출항이 끝이 났다. 배에서 내리니 따뜻한 기운이 온 섬을 뒤덮고 있었다. 늦은 밤인데도 이러한 것을 보니 그야말로 완연한 봄이었다. 항구에서 삼삼오오 흩어지는 동기들 사이에 사카즈키는 없었다. 그는 후배 쿠잔마냥 부드럽게 녹아드는 성격은 아니었고 때문에 형식적인 제안을 거절하니 더 이상의 권유는 없었다. 자연스레 그는 혼자가 되었다. 이상한 일...
“어?” 집무실서 이것저것 만져보던 여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들어오는 것은 사카즈키다. 어제도 봤고 그제도 봤던 그 남자. 해군본부의 유능한 중장이자... 자신의 애인인 사람. ‘사카즈키 중장님은 회의에 들어가셨습니다.’ 자신은 고위직의 해군도 아니고 그와 교제중인 주민인데 부하가 고개를 숙여가며 그렇게 말했었다. ‘아라라...
*의식의 흐름대로 쓰므로 썰과 소설이 섞여서 나옵니다. 대중없이 쓴 텍스트입니다. 12. 잠시 후 여주는 그 인상 사나운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 무려 자신의 처우를 결정하는 회의자리에서! 입을 다물고 팔짱을 끼고 있던 남자는 인도된 여주를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가, 수사관의 간단한 설명 즉 ‘크래커와 크로커다일과 일면식이 있는 딥웹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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