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잠시 후 고급 레스토랑에 있었다. 샤르퀴뜨리라 하여 숙성된 돼지고기를 얇게 썬 것과 훈제 연어부터 시작하여 정통 코스요리가 하나둘 배식되었다. 이런 코스요리는 익숙지가 않다. 더군다나 스푼이니 나이프도 여러 개라 여주는 마주앉은 보르살리노를 보며 찬찬히 따라했다. 어설프게 식기를 쓰는 자신과 달리 보르살리노는 여유 있고 능숙했다. 그가 느리게 손을 움...
나는 그 케이블 TV 방송이나 음원차트 때문에 우리나라가 힙합의 나라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커피의 나라다. 분명히 우리네 조상님들은 개항하기 전부터 분명히 어디서 커피를 드셨을 거다. 마을에 있는 우물에서 생수가 아니라 커피우린 물이 나왔을 거야. 고종황제가 괜히 커피를 좋아했던 게 아닐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어! 나는 오늘도 인...
-네가 이 학교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매일 아침마다 이런 쪽지를 붙이는 것도 참으로 정성이다. 너무 익숙해서 이제는 화가 나지도 않았다. 이런 것에 반응할수록 더 기뻐하겠지. 여주는 쪽지를 떼서 구겨버렸다. 서랍에 손을 넣어보았다. 오늘은 쓰레기가 많지는 않았다. “익숙해져서 다행일까...” 여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확히 그날 이후 여주의 학교생활은 계속...
이놈의 카페는 듣보잡이라 그런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메뉴들이 많았다. 이렇게 준비하면 어느 하나쯤은 네 취향이 있겠지? 이 생각이 들 정도로 많았다. 재고 관리도 힘들 것 같은데... 아, 내 알 바는 아니지. ‘홍삼라떼 나가요?’ ‘아니.’ ‘근데 왜 있어요?’ ‘사장님 취향이야.’ 프랜차이즈가 개인 사업자 취향대로 음료를 추가할 수 있는 거였어? 나...
*3월 26일 수정 휴학을 했다. 목표했던 유럽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다. 새벽에 자서 한낮에 일어나는 금수만도 못한 생활을 귀국하고 나서 계속 하니 엄마가 나를 쫒아내려고 해서 마지못해 알바를 찾기 시작했다. 안 그러면 정말 사람취급을 못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알바 잘 구해서 돈이나 좀 벌어보자. 복학해...
나는 자존심이 강했다. 그리고 취준생이 되고 나서 그 나의 자존심은 내 연애를 좀먹기 시작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해외유학파에 젊은 나이에 착착 승진도 밟고 있는 쿠잔씨와 뭐 하나 뛰어난 게 없는 평범의 극치를 달리는 나. 시작은 단순했다. 나는 상반기 때 자소서를 쓴다고 애를 썼다. 그도 일이 많은 대기업의 부장이었고 그 당시 우리는 서울 시내 카페들을 순...
처음에 자취방에 들어올 땐 MDF와 스뎅 재질의 가구들로 이것저것 채워놨었는데.. 소XXX행거 같은 것도 사다가 세워놓고 분명히 북유럽 ST의 말끔한 라이프를 생각했고 시작도 그러했는데 지금 내 방은 어디 태초의 혼돈 비슷했다. 그러고 보니 공기도 쿰쿰했다. 계절 상관없이 습격하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무서워서 문을 닫아놔서 그런가. 나는 창문을 열었다. 블라...
헤어졌다. 어찌 보면 순리이기도 했다. 나는 26세의 막학기를 앞둔 취준중인 평범의 끝을 달리는 취준생이였고, 쿠잔씨는 번듯한 대기업 마린포드의 부장에다가 나이도 많았다. 38세로 이제 곧 40세를 바라보니 나이차도 장난 아니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사귄 것이 신기할 지경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사귀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만났...
간부들은 도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왜 마음을 몰라주냐고 했지만 여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관계는, 더군다나 이 제멋대로인 남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고통이었다. 어설프게 죽는 시도를 했다가 그 괴물 같은 실실 열매 능력으로 묶이고 작은 새장에 갇히고 그와 거친 밤을 보내기를 여러 번. 여주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임을 알았다. 디아만테는 콜로세움에...
여주는 순탄한 인생을 살지 않았음. 알코올중독자 부모 밑에서 방치플로 폭력에 시달리며 살다가 10살이 안되던 해에 팔려갔다 하자. 굴러굴러 해적 밑에서 전전하다가 그것들 족치던 사카즈키를 만나게 됨. 사카즈키가 해적 풍비박산 만들고 지하에 갇혀있던 여주를 비롯한 사람들 다 구함. 뭐 전근대적시대에 악당의 밑에 있는 여자라면 안좋은 일 많이 당했겠지 구해놓고...
“...어디 아파?” 그 말 한마디에 꾹꾹 밟아 억눌렀던 감정이 봇물 터지듯 터져버렸다. 눈물이 홍수같이 흐른다. 네. 아파요. 칼이 박힌 배도 아픈데 마음이 아파 죽겠어요! 소리치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나는 얼마나 요령이 없는지 지금도 흑흑 거리며 예쁘게 울지 못하고 후어어엉 거리며 울고 있었다. 대장님은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로 내 모습을 본다. 그...
아침부터 시작하려던 해적 본거지의 급습은 잠을 무척 오래동안 잔 나 때문에 야습으로 바뀌었다. 밤이라 우리는 횃불을 들고 있었다. “대장님 저희 너무 눈에 띄지 않아요?” “아라라? 그게 왜?” “깜깜한 산중에 횃불은 너무 잘 보이는데요...” 내 말에 해병들 몇몇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아..... 뭐냐... 그니까... 이러고 다니면... 그.. 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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